봄빛병원 쌍둥이 제왕절개 1일차 무통주사 안 맞음
원래 날짜 잡아 놓은 날보다 3일 일찍
새벽 3시 반쯤 양수가 터져서
(맑은 물이 후두둑 쏟아집니다)
급히 봄빛병원 6층 분만실로 갔어요.
양수 터졌다고 막 엄청 다급한 건 아니더라고요.
(하지만 빨리 가야해요.
탯줄이 얽히면 위험할 수 있다고 해요)
6층의 어느 방으로 안내 받아
태동검사와 초음파 검사 먼저 했어요.
신랑이 뒤늦게 오고 있는 중이라(첫째 맡기러)
압박 스타킹을 간호사 선생님들이 신겨 주셨어요.
남자 힘으로도 신기는 게 힘든데
두 분이 달라붙어서 신겨 주셔서 좀 죄송했어요.
아이 발 하나가 빠져나왔다고 해서
담당의 선생님이 안 계셨지만
당직 선생님께서 바로 수술 들어가기로 했어요.
안내해 주시는 대로 옷 바꿔입고 수술실 이동!
팔에 항생제 테스트 주사 맞는데 좀 아팠어요.
또 수액용 주사도 맞고..
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새우등 자세 만든 다음
등에 주사를 꽂는데
아플까봐 너무 무서웠는데 그렇게 아프진 않았습니다.
오히려 팔에 맞은 주사가 더 아팠어요.
하반신 마취가 먼저 들어가고
다리가 잘 마취됐는지 저랑 같이 확인하고
팔을 쫙 양옆으로 펼쳐서 붕대로 못 움직이게 묶었어요.
수면 마취 중에 팔을 막 휘저으면 위험하니까요.
산부인과 선생님이 오시고 저는 수면 마취로 넘어갔어요.
그 다음에 눈 떠보니
아까 초음파검사했던 그 방에 있었어요.
몸이 좀 추웠어요.
신랑은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.
간호사 선생님들이 아기를 데려와서 보여주셨어요.
너무나 너무나 작은 아기들
보니까 눈물이 왜 그렇게 나는지ㅋㅋㅋ
나는 극 T인데...
눈에서 눈물이 막 세 줄씩 나오더라고요ㅋㅋㅋ
뿌앵 😂🤣🤣🥲🤭
그리고 병동으로 이동했어요.
1인실 자리가 없어서 하루만 5인실에 있기로 했어요.
처음엔 하나도 안 아팠어요.
다리 아예 안 움직이고 저는 마취 기운도 6시간 이상으로
오래가더라고요.
또 허리에 무통 주사 연결했잖아요.
그게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건데요...
문제는 제가 마취 기운이 풀릴수록
컨디션이 안 좋아진다는 거였어요.
두통과 오한으로
추워서 몸이 달달 떨렸고요.
무엇보다 가슴 압박감이 있었어요.
갈비뼈가 눌린다고 해야 하나?
폐가 쪼그라든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?
숨이 뭔가 시원찮게 쉬어지는 느낌.. 🥲🥲
그렇다고 막 고열이 난다거나
산소포화도가 높거나 고혈압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
저는 숨 쉬는 게 너무 갑갑한 거예요.
그래서 마취과 선생님의 판단 하에
무통 주사를 일단 멈췄어요.
그랬더니 그 갑갑한 증상이 나아지더라고요.
따로 진통제도 투여 받았고요.
다만 무통이 끊기면서 마취가 서서히 풀리니까
배와 허리에서 작열감이 느껴지면서
칼로 째는 듯한 느낌이 점차 들길래
다시 무통 주사를 넣어 달라고 했거든요?
근데 또 그 갈비뼈 꽉 쪼이는 듯한 압박감이 다시 시작되고 몸이 떨리면서 오한이 드는 거예요.
오히려 더 힘들고 괴로워서 다시 무통 주사를
멈춰달라고 요청했어요. 🥲🥲
그리고 시작된 지옥의 시간 😱😱😱😥😥😥
진통제 효과는 4시간 정도 지나니 떨어지더라고요.
다시 맞을 수 있는 텀은 8시간씩이에요.
그러니까 남은 4시간을
무통도, 진통제도 없이
쌩으로!!! 수술 1일차부터 참았단 말이죠??? 🤢🤢🤢
아 근데 진짜 너무너무 아프더라고요.
배가 진짜 너무 아프고
몸을 못 움직이니까 엉덩이는 부침개 될 것 같고
허리도 너무 아프고
아진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.
무통이 저랑 잘 맞았다면 이정도로 아프진 않았을 거예요.
보통 무통 빼는 3일차가 가장 아프다고 하는데
저는 1일차 때가 가장 아프고 힘들었어요.
첫째는 자연분만했는데요.
몇 년 지나서 까먹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
자연분만 진통보다 훨씬 더 아팠어요.
무통과 진통제 없이 버티는 제왕절개 수술 후...
그나마 1일차 땐 소변줄을 달고 있어서
화장실 갈 필요가 없었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어요.
신랑이 오로 패드 갈고
소변 통도 갈고, 다리 마사지하고, 얼굴 닦이고
물도 먹이고 이래저래 바빴어요.
너무 고마웠어요. 😊🤗
(제왕절개 보호자 2일차까진 정말 필수인 것 같아요.
그냥 내 편의를 위해서 필요하다 수준이 아니고
정말 아무 것도 못하기 때문에 '필수'에요)
첫 날은 물, 이온음료 외 금식이었어요.
가스가 나와서 간호사실로 알려 드렸어요.
하지만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 배가 답답했어요.
어쨌든 제왕절개 수술 1일차는
침대에 누워만 있는 날이었어요.